1장면
지금까지 배운 걸 한 페이지에 올려볼 차례다.
트랙 3의 앞 세 레슨은 각각 문장 하나를 다뤘다.
- 3-1: 첫 문장
- 3-2: 기능 대신 결과
- 3-3: 증거가 되는 주장
그런데 실제 랜딩페이지랜딩페이지는 광고나 링크를 타고 들어온 사람이 처음 도착하는 페이지다. '착지(landing)'해서 붙은 이름이다. 방문자는 보통 몇 초 안에 남을지 떠날지를 정하기 때문에, 여기서 무슨 말을 하느냐가 전환의 대부분을 결정한다. 는 문장 하나가 아니라 여러 문장의 순서다. 그리고 그 순서에는 이유가 있다.
Plausible이든 Buffer든, 잘 되는 페이지들은 놀랄 만큼 비슷한 순서를 따른다. 우연이 아니다. 방문자 머릿속에서 질문이 올라오는 순서를 따라가기 때문이다.
2해부 — 방문자의 질문 순서
3-1에서 본 네 질문을 다시 꺼내자. 여기에 두 개가 더 붙는다.
| 순서 | 방문자의 질문 | 페이지에서 답하는 자리 |
|---|---|---|
| 1 | 이게 뭐지? | 맨 위 한 줄 |
| 2 | 나한테 해당되나? | 바로 그 아래 |
| 3 | 진짜야? | 실물 보여주기 / 증거 |
| 4 | 왜 다른 것 말고 이거지? | 대안과의 차이 |
| 5 | 걸리는 게 있는데 | 자주 묻는 질문 |
| 6 | 그래서 뭘 하면 되지? | CTACTA는 방문자에게 "이걸 눌러주세요"라고 요청하는 버튼이나 문구다. Call To Action(행동 요청)의 줄임말이다. "구독하기", "무료로 시작하기" 같은 것. CTA가 없거나 찾기 어려우면, 마음이 생긴 사람도 그냥 나간다. |
페이지 구성은 이 순서를 그대로 따르면 된다.
거꾸로 말하면, 순서를 어기면 그 자리에서 사람이 나간다. 3번(진짜야?)에 답하기 전에 6번(가입하세요)을 들이밀면, 아직 안 믿는 사람에게 결정을 요구하는 셈이 된다.
3원리 — 여섯 칸 채우기
① 맨 위 한 줄 — 이게 뭔지
가장 중요한 자리다. 정체를 밝힌다. 멋있게 쓰려다 정체를 흐리는 게 최악이다.
- ✅ "하루 한 편 AI 뉴스 브리핑"
- ❌ "AI 시대의 새로운 정보 경험"
② 누구를 위한 것인지
3-1에서 비어 있다고 진단한 칸이다. 한 줄이면 된다. "이런 분에게는 안 맞습니다"를 같이 두면 더 선명해진다.
③ 실물 / 증거 — "진짜야?"
3-2의 보여주기와 3-3의 증거가 여기 들어간다. 이 칸이 비면 그 아래 모든 주장이 공중에 뜬다.
넣을 수 있는 것들:
- 실제 화면 / 실제 콘텐츠 한 편
- 숫자 (3-3의 "강함"으로 분류된 것)
- 사용자의 말 (있으면)
④ 대안과의 차이 — "왜 이거지?"
2-3에서 정한 진짜 경쟁자가 여기서 쓰인다. 비교 표를 만들 필요는 없다. 한 문단이면 된다.
"타임라인을 훑는 것과 다른 점은, 원문을 끝까지 읽고 쓴다는 것입니다."
⑤ 자주 묻는 질문 — "걸리는 게 있는데"
가장 저평가된 칸이다. 방문자는 말 안 하고 나가기 때문에 뭐가 걸렸는지 알려주지 않는다. 그래서 미리 답해둬야 한다.
여기 넣을 것은 실제로 걸릴 만한 것이지 홍보가 아니다.
- "무료인가요? 나중에 유료로 바뀌나요?"
- "메일이 너무 자주 오는 거 아닌가요?"
- "그냥 챗봇한테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닌가요?" ← 2-3에서 나온 그 질문
불편한 질문일수록 답해두면 효과가 크다. 3-3의 "불리한 것을 말함"과 같은 원리다.
⑥ 무엇을 하면 되는지 — CTA
마지막에 딱 하나를 요청한다. 여러 개를 두면 아무것도 안 누른다.
- ❌ "구독하기 / 아카이브 보기 / RSS / 트위터 팔로우"
- ✅ "구독하기" 하나. 나머지는 아래나 푸터로.
그리고 버튼 문구는 얻는 것으로 쓴다. "제출" ❌ → "매일 아침 받아보기" ✅
순서에 대한 예외 하나
③(실물)을 아주 위로 올리는 게 나을 때가 있다. 콘텐츠 자체가 상품일 때다. 설명 세 문단보다 실제 글 한 편이 빠르게 설득하기 때문이다.
Dropbox가 영상을 페이지 위쪽에 둔 것과 같은 이유다(3-2).
4확인
Q1. 어떤 랜딩페이지가 이 순서로 되어 있다. ① 회사 소개 → ② 기능 12개 나열 → ③ 요금제 → ④ 가입 버튼 무엇이 문제인가?
답 보기
여섯 질문 중 답한 게 거의 없고, 순서도 뒤집혀 있다.
- ①번 회사 소개: 방문자는 아직 회사에 관심이 없다. "이게 뭐지?"에 답을 안 했다
- ②번 기능 12개: 1-2의 1층 언어이고, 게다가 12개는 아무것도 안 남는다
- ③번 요금제: "진짜야?"에 답하기 전에 돈 얘기를 꺼냈다
- ④번 가입: 안 믿는 사람에게 결정을 요구
고치면: 한 줄 정의 → 누구를 위한 것 → 실물 보여주기 → 대안과의 차이 → 자주 묻는 질문 → 가입. 요금제는 "진짜야?"가 해결된 뒤에 나와야 한다.
Q2. 자주 묻는 질문 칸에 "그냥 다른 무료 서비스 쓰면 되지 않나요?"를 넣는 게 불리하지 않을까?
답 보기
오히려 유리하다. 그 질문은 이미 방문자 머릿속에 있기 때문이다.
페이지에 안 적는다고 그 생각이 없어지지 않는다. 다만 답을 못 들은 채로 나갈 뿐이다. 그리고 그 사람은 왜 나갔는지 알려주지도 않는다.
적어두면 두 가지가 생긴다.
- 그 걱정을 하던 사람이 답을 얻는다
- **"이런 것까지 솔직하게 말하는구나"**라는 신호가 생긴다 (3-3의 네 번째 증거)
단, 답이 궁색하면 역효과다. 답이 안 나온다면 그건 페이지 문제가 아니라 포지셔닝포지셔닝은 사람들 머릿속에 "이건 OO 같은 것"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다. 예를 들어 "구글 애널리틱스 대안"이라고 말하면, 듣는 사람이 이미 아는 것 위에 얹혀서 설명이 짧아진다. 반대로 자리를 안 정하면 상대가 처음부터 이해해야 해서 대부분 중간에 포기한다. 문제다 — 2-3으로 돌아가야 한다.
5네 경우엔 — dailyaithread.com 첫 화면 설계
여섯 칸을 실제로 채워보자. 앞에서 쓴 답들을 조립하면 된다.
| 칸 | 재료 | 지금 상태 |
|---|---|---|
| ① 이게 뭔지 | 이미 있음 | ✅ |
| ② 누구를 위한 것 | 2-1에서 고른 상황 | 🔴 비어 있음 |
| ③ 실물 / 증거 | 오늘 브리핑 + 연속 발행 일수 | ⚠️ 있지만 아래쪽에 |
| ④ 대안과의 차이 | 2-3에서 고른 대안 | ⚠️ 기능 언어로만 있음 |
| ⑤ 자주 묻는 질문 | 있음 | ✅ |
| ⑥ CTA | 구독 | ⚠️ 여러 개가 경쟁 중인지 확인 필요 |
확인해볼 것 (10분)
지금 사이트를 열어놓고 직접 세어보자.
- 첫 화면(스크롤 없이)에 "누구를 위한 것인지"가 있나?
- 실제 브리핑 글이 나오기까지 스크롤을 몇 번 해야 하나? 3번 이상이면 ③번 칸이 너무 아래에 있는 것이다.
- 첫 화면에 클릭할 수 있는 것이 몇 개인가? 5개가 넘으면 CTA가 묻힌다.
- 연속 발행 일수가 첫 화면에 보이나? 3-3에서 "가장 강한 증거"로 꼽았는데 지금은 아래에 있다.
써볼 것
첫 화면 초안을 여섯 줄로 써보자. 디자인은 신경 쓰지 말고 문장만.
① ______________________ (이게 뭔지 한 줄)
② ______________________ (누구를 위한 것인지)
②' ______________________ (이런 분에게는 안 맞습니다 — 선택)
③ [오늘 브리핑을 여기서 바로 읽게] + [N일 연속 발행]
④ ______________________ (대안과 뭐가 다른지 한 문단)
⑥ [____________ 버튼 하나]
트랙 3은 여기서 끝난다. 1-3에서 "지금 고칠 곳은 ②(뭐라고)"라고 진단했고, 그 작업이 여기까지였다. 트랙 4는 이 문장을 들고 어디로 갈 것인가다. 순서가 중요하다 — 고치기 전에 사람을 더 데려오면 더 많은 사람이 나갈 뿐이다.
한 줄 정리
랜딩페이지의 순서는 방문자 머릿속 질문 순서다. 이게 뭔지 → 나한테 해당되나 → 진짜야 → 왜 이건지 → 걸리는 게 있는데 → 뭘 하면 되지. 앞 질문에 답하기 전에 뒷 요청을 하면 그 자리에서 나간다.
다음 트랙 → 트랙 4. 어디서 만날까